안녕하세요 윤슬입니다.
저번 포스팅에서 효과적인 인풋을 쌓는 방법을 언급하면서 중학교 수준의 기초문법을 언급했었습니다.
아마 어떤 분들은 중학교 수준의 문법이 너무 쉽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실제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해보면 중학교 수준의 문법조차 제대로 체득하지 못한 사람들이 태반입니다.
착각 1. 중학교 문법을 다 끝냈다?
모의고사 등급이 1등급에서 3등급에 해당하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해 본 결과, 95%의 학생이 주어진 지문을 독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제시된 하나의 문장을 가지고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 수 있는가, 즉 문장의 종류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가를 시험해 보았더니,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간단한 긍정문은 금방 만들어낼 수 있었지만, 의문문 등 문장을 변형할 경우 문장을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혹은 아예 대답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즉 자신이 고등학교 모의고사 지문 정도는 충분히 읽을 수 있으니 중학교 문법은 제대로 끝낸 것이 분명하다고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많은 단어를 알고 있고, 지문을 읽을 수 있다고 해도 그것은 영어를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영어를 어느 정도 할 줄 안다는 착각에 불과합니다. 영어문장을 듣고, 쓰고, 말할 수 없다면 그것은 영어를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읽을 줄 안다는 것조차도 착각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아마 단어의 뜻을 대충 꿰어맞춰 수박 겉핥기식의 독해를 하고 있을 확률이 매우 큽니다.
착각 2. 인풋만 늘리면 해결된다?
영어를 정말 잘하고 싶다면, 기초에 충실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기초"는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내가 의미하는 바를 정확하게 문장으로 표현하고 이해할 수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이 단계를 거치지 않으면 아무리 인풋을 늘려도 "이해 가능한" 인풋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영어 실력은 제자리를 맴돌 수밖에 없습니다. 즉, 아무리 미드를 보고, 섀도잉을 하고, 듣기 연습해도 실력이 늘리가 없다는 것입니다.
착각 3. 문법은 중요하지 않다?
특히 영어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영어 문법은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이는 아주 위험한 생각입니다. 문법은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사용되는, 각 언어가 가지고 있는 일종의 규칙이자 도구입니다. 즉 문법은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필수적인 도구에 해당합니다. 물론 영어 문법을 달달 외우란 뜻은 아닙니다. (한국식 문법 교육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매우 많지만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인풋을 "이해 가능한 인풋"으로 유의미하게 변환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도구이기 때문에 절대 빼놓고 갈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게 중요합니다.
착각 4. 영어가 어려운 이유는 문법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영어 공부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문법 때문이라 말합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의무교육을 받는 내내 문법 공부를 했지만 문법은 어렵고 영어 실력은 오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사실 영어가 계속 어려운 이유는 문법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문법 공부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했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문법 공부를 올바른 방식으로 공부하고 체득을 했냐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문법 공부의 크나큰 문제점은 1. 잘못된 내용을 2. 잘못된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1. 잘못된 내용: 한국식 영문법 지식은 잘못된 내용이 너무나 많습니다. 일본식 영문법을 그대로 베껴왔기 때문입니다. (이는 당장 영어권 국가에서 쓰이는 영어 문법 교재를 찾아서 내용을 비교해봐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 어디에서도 "영어의 5형식"에 대한 이론이라든지, 영어의 12시 재론은 채택하고 있지 않고, 용어 및 개념 또한 엉뚱하게 번역하거나 정립해 놓은 경우도 허다합니다)
2. 잘못된 방식: 개념을 암기하는 방식으로 영문법을 학습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실제 상황과 문맥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쓰이는지를 가르치고 연습시키지 않습니다.
착각 5. 문법 공부가 회화 공부를 망치고 있다?
이도 대표적인 착각 중 하나입니다. 문법은 회화를 방해하는 요소가 아닌 도와주는 요소입니다. 많은 사람이 영어로 말 한마디를 꺼낼 때 머릿속에서 문법이 맞는지 틀리는지 고민만 하느라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들 합니다. 이는 문법 자체가 회화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문법 개념을 이해만 했을 뿐 체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롯한 문제입니다. 언어를 습득한다는 것은 운동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유튜브 영상을 참고하며 스쿼트 하는 방법을 머릿속으로 익힌다 한들 실제 몸을 움직여서 자세를 잡아가며 몸에 익히는 연습하지 않는다면, 운동을 공부만 한 것이지 운동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의무교육, 사교육을 통해 문법 개념을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아간다 한들, 그 개념들을 체화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영어 공부를 제대로 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즉, 문법이 회화나 전반적인 영어 실력의 향상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그만큼 문법 개념을 귀로, 입으로, 몸으로 체화시키지 않아서 영어 실력이 오르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은 막연히 머릿속에 떠돌아다니던 생각들을 끄적여보았습니다. 영어 공부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내용은 아닙니다. 하지만 새해 새롭게 영어 공부를 다짐하기 전, 이때까지 나는 어떻게 공부했나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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